에이지 오브 지그마: 설정

렐름게이트 전쟁: 장송곡의 침묵

오거맨 2024. 6. 14. 10:28

장송곡의 침묵

 

여명의 관문이 무너지자 볼라쓰락스와 그의 무리는 현실에서 추방당했다.  그러나, 너글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있었는데, 전장의 안개가 사라짐과 함께,  심히 불안한 음이 울려 퍼지면서 실바네스가 급히 자리를 떠났다. 아지르에서 파견된 스톰호스트는 알라리엘의 도움을 얻기 위해, 먼저 그 불협화음의 근원을 파괴해야만 했다.
 

가르두스가 사라짐에 따라, 기도문이 할로우드 나이트뿐만 아니라 다른 스톰호스트의 대열 사이에서도 흘러나왔다. 

그들 중 최고의 전사가 모두를 지키기 위해 지옥같은 카오스의 영역으로 뛰어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관문이 무너져 내렸다. 그 치명적인 영역에서는 신-왕의 보호를 장담할 수 없었기에, 그곳에서 쓰러진 스톰캐스트 이터널의 운명은 참으로 끔찍할 것이라는 소문이 대열 사이에서 돌았다.


여명의 관문이 무너진 이후, 지그마는 크게 피해를 입은 스톰호스트를 다시 귀환시켜 새로운 임무를 맡겼다. 그들은 생명의 영역에서 알라리엘을 찾아 귀환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가 은둔하고 있는 위치는 신-왕의 눈에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장소에서 생명의 여신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진 채로 자신의 전사들을 롯워터 블라이트로 파견했다. 아스트랄 템플러와 할로우드 나이트의 연합한 스톰캐스트의 분위기는 침울했는데, 이는 벌써 그들이 처음 병력의 절반 이상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스톰호스트의 발을 붙잡는 진흙처럼, 끔찍한 소음이 그들의 접근을 방해하고 있었다. 장송의 뿔나팔, 그 끔찍한 유물에서 흘러나오는 불쾌한 소리가 온 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추악한 날벌레들의 날개짓 소리까지 계곡을 순수한 불협화음으로 가득 채우며, 스톰캐스트 이터널의 마음을 낙담과 우울함에 사로잡히게끔 만들었다. 뿔나팔의 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건강한 새싹이 시들었고, 녹색 잎이 검게 썩어버렸다. 나팔 소리에 닿은 모든 나무와 바위에서 종기와 부스럼이 솟아나게 만들었고, 이 비틀린 곡조는 숲 속에서 스톰캐스트를 지켜보고 있었던 실바네스에게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숲의 정령들은 그들의 머리를 마비된 손가락으로 움켜쥐며 울부짖었고, 그들의 나무껍질 같은 피부가 창백해지며 갈라졌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실바네스들은 너글의 영향력에서 안전한 몇 남지 않은 성소를 찾아 도망쳤다.
 

뒤틀린 나무 그루터기 위에 올라선 할로우드 나이트의 로드-카스텔란트 로루스 그림은 동요한 스톰호스트에게 고함을 질렀다. 그들의 목표는 명확했다. 이 두려운 소리의 근원을 파괴하면, 롯워터 블라이트를 저주에서 해방시킬 수 있을 것이었다. 명쾌한 종소리같이 울려 퍼지는 그림의 명령은 늪지를 가득 메운 날벌레의 소리를 지워버렸다. 아스트랄 템플러의 제파클레아스는 그림에게 경례를 했는데, 이는 로드-카스텔란트에게 보일 수 있는 가장 큰 존경의 표시였다. 형제 스톰호스트에 대한 경의의 표시와 함께 제파클레아스와 그의 전사들은 그림과 함께 뒤틀린 숲으로 들어갔다.

장송의 뿔나팔(Dirgehorn)은 거대한 역병거인의 두개골에서 잘라낸 뿔로 만들어졌다.

 

명확한 목표가 눈 앞에 놓이자, 스톰캐스트 이터널들은 집중을 되찾을 수 있었다. 부대원들은 악취가 진동하는 습지를 헤쳐나갔고, 프로세큐터들은 하늘로 날아올라 동지들을 좀 더 단단한 땅으로 인도했다. 장송의 뿔나팔의 굉음은 그들이 서로 대화할 수 없게 만들었지만, 스톰캐스트 이터널의 훈련은 그들이 작은 규모로 분리된 상황에서도 방어 진형을 갖춘 채로 곰팡이가 핀 길을 행군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한때 실바네스와 너글 세력 간의 치열한 전쟁터였던 롯워터 블라이트가 내려다보이는 덩굴이 우거진 언덕에서 굉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소음이 조금씩 커지며, 그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었지만, 스톰캐스트 이터널은 가야 할 길을 알고 있었다. 스톰호스트들은 질척거리는 뻘밭을  헤쳐나가기 위해 고생하는 도중, 죽은 벌레들이 쌓여 있는 언덕과 지나갈 때마다 살려달라고 신음하는 쇠사슬에 묶인 참나무를 발견했다. 저 하늘 위에서는 죽음의 회색과 병든 노란색이 소용돌이치고 있었고, 그렇지 않은 하늘은 감염된 내장에서 흘러나오는 액체처럼 붉은색을 띠고 있었다. 이 지옥 같은 풍경 속에서도 매일 새로운 날이 시작할 때마다, 장송의 뿔나팔에서 울려 퍼지는 슬픈 울음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었다.

 

그림은 아직 이 병든 영역에 퍼져 있는 악마의 영향력이 강력해 그 어디에서도 평화를 찾을 수 없었음에도, 스톰호스트들에게 격일로 휴식을 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끔찍한 소음에 영혼이 쇠약해진 스톰호스트들 중 일부가 동료들에 의해 흙먼지 속에서 강제로 끌어올려지지 않고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할로우드 나이트들은 다른 이들이 따라 올 수 있도록 은빛 갑옷을 등대처럼 빛내며 선두에서 전진해 나아갔다. 그들에게는 임무가 있었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임무를 완수할 것이었다.

 

거친 칼날의 그루학

수 세기 전 열병에 걸린 희생자의 죽음에서 태어난 비스트로드 그루학은 잔인한 외모와 달리 교활한 속내를 지니고 있다. 오래 전 과거 그루학은 덫을 놓고, 독을 만들고, 사냥 부대를 조직하여 일주일에 걸친 사냥으로 고대의 야수인 브론토스를 무릎 꿇게 만들 수 있었다. 비록 그 괴물을 죽일 수는 없었지만, 그의 많은 뿔 중 하나를 그루학의 돌연변이 거인들이 잘라내 큰아버지 너글의 이름으로 봉헌할 수는 있었다.

 

그루학은 그 뿔을 프로페인 토르까지 끌고가 할아버지 너글이 직접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소리를 내는 나팔로 만들었다. 그루학은 자신의 허락 없이 나팔을 울리는 자는 누구든 흙 속에 산채로 묻혀 산채로 빠져나올 수 없을 거라고 부족원들을 협박하는데, 이는 그가 장송의 뿔나팔을 수호하는데 열의를 다하기 때문이 아닌, 비취 왕국의 모든 정상적인 생명체에 대한 질투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루학은 온 렐름의 건강한 생명체들이 비틀고 왜곡해 자신과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싶어 하는 비틀린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너글 군단의 챔피언들은 윙윙거리는 역병파리와 천연두 쥐 전령들에게 곧 침략군들이 다가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 중 가장 강력한 세 명의 돌연변이 군주는 부하들에게 기다리라고 명령했다. 그들은 타락한 영역의 공포로 인해 침략군이 피해를 입는 동안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찾아 다음 전투를 계획하는 데 만족했다. 그 황폐한 땅은 아무리 불굴의 의지를 가진 지그마의 전사라도 도전하기 어려운 곳이었으니 전략은 옳았다.

 

비명을 지르는 갈대의 호수에서 스톰호스트들은 황소보다 큰 롯-플라이와 악마 두꺼비들의 공격을 받았다. 끈적끈적한 혀가 리버레이터들을 수렁으로 끌어당기고, 노란 송곳니가 갑옷을 물어뜯고, 화살이 쏟아져 악취 나는 고름이 폭발하면서 사악한 생명체들이 터져 나왔다. 아스트랄 템플러의 제파클레아스는 전투가 절정에 달했을 때 토드 드래곤 가'블러그와 싸웠지만, 그 괴물이 고문당한 영혼을 먹고 거대하게 자란 탓에 그의 칼날이 괴물의 부글거리는 살을 뚫을 수 없었다. 오직 하나의 강력한 힘으로 싸우는 할로우드 나이트의 도움을 받은 다음에야 제파클레아스는 그 거대한 괴물의 난동을 막을 수 있었다. 할로우드 나이트의 팔라딘들이 보인 용맹 덕분에 그들의 형제들은 가'블러그가 선두의 전사들을 진흙탕 속으로 밀어 넣는 와중에도 무리 없이 전투를 피해 지나갈 수 있었다. 

 

그들은 황폐한 등불의 숲으로 향했고, 그곳의 불빛이 성공의 징조일 거라 생각했지만, 그 대신 데몬 벌레가 득실거리는 유독한 적의 무리를 발견했다. 반나절의 행군 끝에 지친 스톰호스트 선봉대는 그린글로우 호수 남쪽으로 화살을 쏟아내며 진군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하늘 아래를 비행하던 프로세큐터들이 숲의 폐허에 몰려드는 그루터기-뿔 언고어를 발견하자, 스톰호스트가 돌격하여 무너진 야수들의 건물을 샅샅이 수색했다. 대부분의 언고어는 재빨리 퇴각했지만, 남겨진 자들의 피비린내 나는 비명이 울려 퍼지자 수십 마리의 재버슬라이스가 늪지 소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 괴물들은 너무 끔찍한 외형을 지니고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광기의 물결이 그들을 덮쳤고, 많은 숫자의 스톰캐스트가 본격적인 전투를 치르기도 전에 절망에 빠져 무릎을 꿇고 말았다.

 

기진맥진한 스톰호스트는 더 이상 전쟁 찬가를 외칠 수 없었고, 장송의 뿔나팔에서 울려퍼지는 끔찍한 불협화음만이 주변을 채우고 있었고, 롯워터 블라이트를 해방하기 위한 긴 행진은 점차 악몽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놈들이 오게 내버려둬' 거트롯 스퓸이 뾰족한 촉수로 주머니에 박힌 도끼를 쓰다듬으로 말했다. '신선한 것을 더럽힐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니, 좋군.'

'재버슬라이스가 실패하면 그루학의 무리가 그놈들을 막아줄 거야' 마법사 슬라우고스가 말했다. 그의 턱이 소리 없는 즐거움에 흔들렸다. '저 뿔은 꽤나 괜찮은 물건인데? 그 경건한 자만심이 그리울 거 같아.'
 

거대한 도끼가 공중을 가르며 날아와 쓰러진 주목에 박혔다. '그렇게나 심심한가?' 토르글러그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침략자들이 우리의 계획을 방해하고 있어. 다 죽여버리고 수색을 다시 시작해야만 해.'

 

'원하는 대로,' 스퓸이 한숨을 쉬며 자신의 깨끗한 갑옷에 진흙을 털어 넣으며 말했다. '이미 몇 번이나 찾아봤지만 말이야.'
 
 '그들이 마녀나무로 향하고 있어,' 토르글러그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스퓸, 네 드라운드맨과 함께 움직여 그들을 처리해라. 몇 명은 살려둬, 할아버지께서 역병의 새로운 시험대를 찾고 싶어 하신다."

 

스퓸은 발뒤꿈치로 바닥을 쿵쿵거리며,  그의 앞길을 막은 블라이트킹을 도끼의 납작한 면으로 내려치고 돌아나갔다.

'슬라우고스,' 토르글러그가 이어서 말했다. '너는 하늘을 더럽혀서 악취가 풍기는 대홍수가 내리게 만들어라.' 
 

'그러는 동안 자기는 뭘 할 건데?' 뚱뚱한 마법사가 말했다.

 

낫을 휘두르는 전사 하나가 추수의 노래를 휘파람으로 불며 나무 사이로 나타났다. '그는 우리가 맡긴 임무를 해야지, ' 새롭게 등장한 전사가 말했다. '이 역할이야말로 제일 중요하다네.'